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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대전의 이탈리아 vs 조선의 독립운동 서사

by 무적의우리친구 2025. 4. 1.

1차 세계대전 당시 열차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벌어진 두 역사, 제1차 세계대전기의 이탈리아와 일제강점기 조선. 이 두 상황은 모두 억압과 저항, 인간의 선택과 고통을 중심에 둔 서사적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와 조선의 독립운동 문학을 비교하며, 전쟁과 식민이라는 극단 속 인간 내면의 서사를 분석합니다.

헤밍웨이와 이탈리아 전선 – 전쟁의 무의미와 인간성의 붕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전선을 배경으로 한 반전소설입니다. 주인공 프레데릭 헨리는 미군이지만 이탈리아 구급부대에 소속되어 있으며, 전투보다는 의료와 후방을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됩니다. 이 소설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전쟁 묘사를 넘어서, 전쟁이 인간 정신에 미치는 붕괴의 과정을 치밀하게 추적하기 때문입니다.

헤밍웨이는 전쟁을 영웅적으로 묘사하지 않습니다. 그는 전쟁을 우연과 폭력, 무질서와 공포의 연속으로 그리고, 그 안에서 인간은 무력해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줍니다. 프레데릭은 부상당한 뒤 점차 군대와 전쟁의 본질을 의심하게 되고, 끝내 전선에서 탈영하여 사랑하는 캐서린과 도망칩니다. 그러나 사랑마저도 비극적으로 끝나면서, 그는 삶의 의미 자체에 의문을 던지는 존재로 남게 됩니다.

조선의 독립운동 서사 – 집단 서사와 민족 의식의 각성

같은 시기 조선은 제국주의 침탈로 인해 나라를 잃고 식민지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선의 문학은 유럽의 반전문학처럼 개인의 무의미를 강조하기보다, 민족적 고통과 저항, 집단 의식의 형성과 실천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이광수의 『무정』, 심훈의 『상록수』, 이상화의 시, 윤동주의 시 등은 민족의식 고취와 독립의 정당성, 정신의 해방을 문학적으로 풀어냅니다.

조선의 독립운동 서사는 개인의 감정과 고뇌보다는 민족 전체의 서사 속에서 개인이 위치하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이는 서구 전쟁문학에서 보이는 ‘개인 중심의 고통’과는 결이 다릅니다. 조선 문학의 주인공은 대부분 가난한 농민, 학생, 지식인, 여성 등 식민지 민중으로, 이들은 고통을 통해 연대와 각성을 이루며 공동체로 나아가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문학의 기능 – 체념과 냉소 vs 각성과 실천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는 근대 문명의 파국 속 인간의 고립과 내면의 붕괴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합니다. 그는 모든 것이 무너진 전장 속에서 사랑조차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현실을 묘사함으로써, 인간이 의지하던 가치들이 얼마나 덧없고 연약한지를 드러냅니다.

반면 조선의 문학은 내면의 체념보다는 현실의 각성과 변화 가능성에 무게를 둡니다. 물론 그 안에도 슬픔, 절망, 고뇌가 존재하지만, 그것은 행동을 위한 촉매로 기능합니다. 문학은 현실을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을 바꾸기 위한 도구가 됩니다.

결론: 다른 전쟁, 다른 문학 – 기억과 서사의 방식

같은 고통의 시대에도 문학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합니다. 『무기여 잘 있거라』는 상실을 직면하는 고독한 인간의 기록이고, 조선의 독립운동 문학은 연대와 실천을 향한 공동체의 기록입니다. 두 서사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인간성과 역사를 비추며,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어떤 언어로 고통을 기록하고, 어떤 서사로 미래를 만들 것인가?